- 내일신문 기사(2017.09.05)
- 2019-01-21
"산업계 R&D 드림팀 만들자"
산업기술연구조합 활성화로 R&D 기획·조정·수행 … 경쟁력 있는 산업 육성
정부가 연구개발(R&D) 정책을 단기손익 대신 장기관점에서 추진키로 함에 따라 그 실행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연구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북돋워 도전적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기획 → 선정 → 평가 → 보상'에 이르는 R&D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혁신방안을 3분기에 내놓기로 했다.
이와 관련, 산업수요 기반 R&D의 경우 '산업기술연구조합'을 활용해 '산업계 R&D 드림팀'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연구주체들 간 네트워킹 필요 = 과학기술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핵심정책토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단기 손익보다 잠재력·비전·창의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R&D 지원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 R&D 정책은 눈앞에 보이는 경제성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이런 방침이 강화돼 단기간 내 사업화가 가능한 분야에만 R&D를 집중 지원해왔던 게 사실이다.
한상록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전무(한국산업기술연구조합연합회 수석부회장 겸임)는 "경쟁력 강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혁신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 주체들 간 네트워킹, 산학연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이 성공의 핵심요인"이라며 "이런 면에서 산업기술연구조합을 활용해 R&D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산업기술개발 촉진을 위해 해당분야의 기업들이 연합해 공동으로 필요한 기술을 발굴하고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산업기술연구조합이 R&D 중간조직으로 그 역할을 하면 '산업계 R&D 드림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 지향적인 기획 가능 = 산업기술연구조합은 기업 중심의 R&D 수행주체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어 수요 지향적인 R&D 기획 및 총괄주관기관으로 적합한 특성을 지녔다. 연구주체들 간 협력의 구심체로 기술의 첨단화와 융복합화에 따른 기술교류, 기반구축, 인력양성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
주로 산업기술개발 수요가 있는 중소·중견기업들로 회원이 구성돼 있어 중장기 R&D개발 및 중소·중견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
대중소기업간 R&D 수행 시에는 기업 간 관계에서 중립적 위치에서 상호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조정역할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공동체적인 최적의 협동연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R&D 성과물에 대한 시장개척(전시회 및 국제교류회), 마케팅 지원을 통한 체계적인 사업화 지원도 연구조합의 장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산업기술연구조합은 R&D제도와 현실의 괴리 속에서 사회적 역할과 인식이 저평가돼 왔다.
우리나라에 1982년 산업기술연구조합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17년 현재 50여개 연구조합만이 실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산업기술연구조합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각 산업계에서 연구개발에 많은 성과를 창출해 왔으나, 정부 R&D혁신 이후 산업기술연구조합의 기능이 대폭 위축돼 아쉬움이 있다.
◆단기성과에 집작하면 비전수립 어려워 = 그동안 정부가 기업의 연구개발(R&D)과 관련해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다보니 중소기업들이 진득하게 중장기 비전수립 및 R&D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웠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첨단기술(소재)을 사업화하려면 현실적으로 일정한 시간의 소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본과 달리 50년, 100년 이상 지속하는 중소기업이 없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한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산업 특성상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은 필수적이다.
대기업은 자체 연구개발로드맵을 수립하고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로드맵에 맞춰 기술개발을 한다면 중장기전략과 함께 상생협력이라는 산업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다. 이런 역할을 산업기술연구조합에 기대할 수 있다.
한상록 전무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육성이 절대절명의 과제이며,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핵심은 기술력"이라며 "산업기술연구조합이 R&D 기획에서부터 사업화, 이익분배에 이르기까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업종·이업종간 협동연구 필요 =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산업기술연구조합 활성화와 지원을 위해 설립한 '한국산업기술연구조합연합회'의 역할이 주목된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이다.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동업종·이업종간 협동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기업간 공동연구 및 산학연관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국가 R&D 혁신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신기술의 개발참여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중소기업에게 이런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산학연관 기술개발 협력사업의 구심점으로 종합적인 지원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기술동향·시장예측·로드맵·기술평가·선정평가→중간평가→완료평가→추적평가 등 연구조합의 코디네이터 육성 프로그램 운영도 가능하다.
연합회에는 현재 26개 연구조합이 참여하고 있어 활성화가 될 경우 융합,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연합회는 계측기기연구조합(이사장 김진우)이 회장을 맡았으며,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 수석 부회장,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연구조합이 부회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사엔 △기계융복합기술 △에어컨·냉동기기 △전기산업기술 △전지 연구조합이, 감사는 △바이오연구조합이 참여했다.
이외 회원으로 △고등기술연구원 △공조냉동설비 △그린바이오 △철강융합신기술 △철도신호사업 △공기청정 △금속재료 △네트워크 △로봇산업 △마그네슘기술 △마이크로전자패키징 △미래융합산업기술 △조선기술 △진공기술 △클라우드컴퓨팅 △화학소재기술 △화학소재기술 △혁신창조경제IoT기술 연구조합 등이 있다.